희토류가 왜 중요성한가? 자원 무기화와 우리의 대응

 


‘흙’ 같지만 흙이 아닌 것

‘희토류’라는 말을 처음 들으면 뭔가 복잡하고 멀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름부터가 생소하니까요. 말 그대로 희귀한 흙처럼 생긴 금속 원소들인데, 실제로는 흙보다 훨씬 귀하고 중요합니다. 희토류는 전 세계에서 기술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배터리, 스마트폰, 전기차, 미사일, 위성 등에 꼭 들어가는 핵심 소재입니다. 크기는 작지만 이것이 없으면 돌아가지 않는 톱니바퀴 같은 존재지요.

예를 들어,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 진동 기능도 ‘네오디뮴’이라는 희토류가 없으면 불가능하고, 전기차의 강력한 모터에도 꼭 필요한 것이 희토류입니다. 즉, 이 작은 금속 덩어리들이 미래 산업 전체를 움직이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자원’이 ‘무기’로 바뀌는 순간

그런데 희토류는 땅속에서 그냥 나오는 게 끝이 아닙니다. 캐내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고, 정제 과정도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많은 나라들이 직접 개발하지 못하고 특정 국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죠. 그리고 그 중심에 중국이 있습니다. 전 세계 희토류 공급량의 60~70%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으니까요.

이 말은 곧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희토류 수출을 줄이거나 멈출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2010년, 중국은 일본과의 영토 분쟁 중 희토류 수출을 막았고, 그 순간 일본의 첨단 산업은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이후 희토류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었고, 세계는 비로소 ‘자원이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되죠.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더 치열해지는 자원 전쟁

최근 몇 년간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 분쟁은 단순한 관세 싸움을 넘어 기술과 자원의 패권 경쟁으로 번졌습니다. 미국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호주, 캐나다 등과 손잡고 새로운 희토류 공급망을 만들고 있고, 유럽도 재활용과 도시광산 개념을 확대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앞으로는 희토류가 단순한 ‘광물 자원’이 아니라, 국가 경제의 안보와 직결된다는 점입니다. 전기차, 풍력발전, 인공지능 같은 미래 산업의 열쇠가 희토류에 달려 있기 때문에, 어느 한 나라가 독점하면 나머지 나라들은 무기 없이 전쟁터에 나서는 셈이 됩니다.


한국, 아직은 늦지 않았다

한국도 이제 본격적인 대비에 나서야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역시 대부분의 희토류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같은 핵심 산업에서 희토류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죠. 즉, 공급이 끊기면 산업 전체가 휘청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정부와 민간이 함께 나서서 희토류 확보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예컨대 재활용 기술을 강화하거나, 아프리카·동남아시아 같은 신규 산지와의 협력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은 최근 베트남과 희토류 개발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재활용 기반의 희토류 생산 기술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중입니다.


자원은 국방이다, 경제는 안보다

앞으로의 시대는 ‘자원을 가진 자가 기술을 이끌고, 기술을 가진 자가 세계를 이끈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시기입니다. 희토류는 그 중심에 있습니다. 눈에 잘 띄지 않지만 모든 산업에 들어가는 만큼, 국가 경제 안보의 기초가 되어가고 있는 겁니다.

한국이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단순히 원료를 수입하는 데서 그치지 말고 기술 내재화와 공급망 다변화를 동시에 추진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전략은 산업계뿐 아니라 외교, 교육, 국방까지 아우르는 ‘국가적 전략’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작지만 강한 희토류, 국가의 방향을 바꾼다

희토류는 이름처럼 작고 희귀한 자원이지만, 미래 사회의 무게추를 좌우하는 거대한 힘입니다. 우리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산업의 곳곳에서 작동하며 세상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단순한 원료를 넘어서 국가의 전략 무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한국이 세계 속에서 자주적이고 강한 경제를 유지하려면, 희토류 전략이 곧 국가 전략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이 바로 행동할 때입니다. 자원 무기의 시대, 우리도 치트키를 준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