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공백 53조 vs 유학생 100만명 GDP 6% – 한국 경제의 ‘닫힌 문과 열린 문’

 


올해 경제계에서 발표된 두 가지 보고서가 유난히 대조적인 시선을 던졌습니다. 하나는 "그냥 쉬는 중"이라는 상태에 놓인 청년들이 한국 경제에 5년간 53조 원에 달하는 손실을 안겼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외국인 유학생 100만 명을 유치하면 국내 GDP가 최대 6%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 두 보고서를 나란히 놓고 보면, 현재 우리가 어디에서 기회를 잃고 있는지, 또 어디에 가능성이 열려 있는지를 명확히 볼 수 있습니다.


쉬는 청년, 잃어버린 53조의 그림자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쉬는 청년’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일도 학업도 하지 않는 청년, 즉 니트(NEET) 청년층이 유발한 경제적 손실이 53조 4천억 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주목할 점은 이들이 단지 일자리를 찾지 못해서 쉬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고학력화된 청년층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이들이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거나, 아예 진입을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노동시장과 청년 간의 간극은 이제 단순한 구조적 문제가 아닌, 심리적 회의감, 사회적 고립, 미래에 대한 불확신이 만들어낸 복합적인 결과로 보입니다.


유학생 100만 명, GDP 6%의 기회

반면, 대한상공회의소와 고려대 연구진이 제시한 보고서에서는 외국인 대학 졸업생 100만 명이 한국에 들어올 경우, 전체 GDP가 약 6%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보고서는 외국 인력이 특정 산업군에 미치는 긍정적 파급효과와 지역 경제 활성화, 소비 진작 효과까지 반영한 결과를 제시합니다. 특히 고령화와 저출생이라는 구조적 인구 위기를 고려할 때,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단순한 숫자 채우기가 아니라 국가 성장의 축을 재설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 경제, 닫힌 문과 열린 문 사이에서

이 두 가지 현실은 한국 경제의 ‘닫힌 문’과 ‘열린 문’을 상징합니다. 하나는 내부 인재의 이탈과 낭비, 다른 하나는 외부 인재의 유입과 활용 가능성입니다. 우리 경제는 지금 닫힌 문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청년과, 열린 문으로 들어오려는 외국인 인재 사이에서 중대한 선택을 앞두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둘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두 흐름을 통합적으로 설계하는 정책적 상상력입니다. 청년들이 ‘그냥 쉬는’ 상태에 머무르지 않도록 하는 동시에, 외국 인재가 우리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기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고용과 복지, 이민정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하며, 특히 청년층의 심리적 회복과 사회적 통합을 위한 적극적 개입이 필요합니다.


청년과 외국인 인재를 연결하는 경제 전략

또한 외국인 유학생이 국내에서 공부만 하고 떠나지 않도록, 교육과 산업, 정주 시스템이 연계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지방 대학과 지역 산업을 연결하는 전략, 졸업 후 취업-정착-이민까지 이어지는 경로 설계, 언어와 문화 장벽을 허물 수 있는 사회적 투자 등, 종합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닫힌 문을 열 용기, 열린 문을 설계할 지혜

경제는 숫자 이전에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53조 원의 손실도, 6%의 성장도 결국 사람의 선택과 흐름에서 비롯됩니다. 지금 한국 경제는 사람을 중심에 두는 전략, 닫힌 문을 여는 용기, 열린 문을 제대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청년은 기회의 출발점입니다. 그들의 공백을 줄이는 것이 곧 경제의 내실을 다지는 길입니다. 동시에 외국 인재는 새로운 성장의 돌파구입니다. 문을 제대로 열어야 바람이 들어옵니다. 지금 우리는, 어떤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