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개미투자자 1억명, 이재명 정부 ‘국민투자시대’와 닮은 점은?
주식은 한때 일부 사람들만의 관심사였습니다. 그러나 시대가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누구나 스마트폰 하나로 해외 주식에 투자하고, ETF로 글로벌 기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시대입니다. 이런 흐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나라는 인도입니다. 인도에서는 개인 투자자 수가 1억 명을 넘어섰고, 그 힘으로 자국 주식시장을 세계 주요 시장 못지않은 수준으로 끌어올렸습니다.
흥미로운 건, 이런 인도의 변화가 낯설지 않다는 점입니다. 바로 우리나라에서도,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유사한 방향의 움직임이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국민투자시대’를 향한 이재명 정부의 정책 기조는 인도의 현재와 꽤나 닮아 있습니다. 이 둘의 흐름을 비교해 보면, 앞으로 한국이 가야 할 방향도 자연스럽게 그려집니다.
개미투자자가 만든 자본시장 성장
인도에서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참여자’의 수가 압도적으로 늘어났다는 점입니다. 1억 명이 넘는 국민이 주식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는 건,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입니다. 자산 축적의 수단이 토지나 금이 아닌 주식이라는 인식이 뿌리내린 결과이며, 그것이 시장의 체력을 바꿔 놓았습니다.
우리나라도 이 흐름에서 예외는 아닙니다. 주식 투자 인구는 이미 천만 명을 훌쩍 넘었고, 이제는 20대부터 60대까지 전 세대가 자산 형성 수단으로 주식을 고려하는 시대입니다. 이재명 정부는 바로 이 대중적 흐름에 주목하고, ‘누구나 기업의 주인이 될 수 있는 시대’라는 비전을 꺼내 들었습니다. 이른바 ‘국민투자시대’입니다.
정책이 시장을 바꾼다
인도의 투자자 급증에는 기술 발전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정부의 역할이었습니다. 모바일 기반 계좌 개설 시스템, 주식 투자에 대한 교육 확대, 투명한 시장 환경 조성 등 제도적 기반이 뒷받침됐습니다. 이로 인해 ‘투자=위험’이라는 인식을 줄이고, 장기 보유를 유도할 수 있었습니다.
이재명 정부도 이 점에서 유사한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단기 시세차익보다 장기 성장을 목표로 하는 정책, 배당 확대 유도, 공매도 규제 강화, 주주 권리 강화 등의 조치들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기업지배구조 개편과 공정거래 강화는 단기적 주가 부양보다는 신뢰를 기반으로 한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시장 신뢰가 먼저다
개미가 시장의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계좌 수가 많아지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들이 계속해서 시장에 남아 있기 위해선 ‘신뢰’가 필요합니다. 인도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시장에 참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제도와 시스템이 스스로를 보호해 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는 것도 결국은 ‘시장 신뢰 회복’입니다. 주식시장은 본질적으로 불확실성을 안고 있지만, 정부 정책이 예측 가능하고 일관되다면 그 불확실성은 줄어듭니다. 세제 개편, 거래 제도, 공정거래 감시 체계가 정교해질수록 투자자는 안심하고 돈을 넣을 수 있습니다.
자산 재편의 전환점
그동안 한국인의 자산 대부분은 부동산에 몰려 있었습니다. 이 구조는 실물경제를 왜곡하고, 청년층의 자산 형성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이재명 정부는 이런 구조를 바꾸려 하고 있습니다. 부동산은 안정화시키고, 자본시장으로 돈이 흘러가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펴고 있는 것입니다.
인도 역시 과거에는 금과 부동산이 대표적 자산이었지만, 지금은 주식과 펀드가 그 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습니다. 자산 축적의 방식이 바뀌면, 그 사회의 경제구조도 자연스럽게 달라집니다. 소비 패턴, 일자리, 기업 운영 방식까지 바뀝니다. 결국 ‘투자’는 자산 문제를 넘어서 사회 전반의 구조 문제와 직결된다는 것입니다.
한국형 ‘국민투자시대’ 가능할까?
그렇다면 우리도 인도처럼 개미들이 중심이 되는 주식시장, 나아가 자본주의의 건강한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단, 그 길은 쉽지만은 않습니다. 제도는 단순히 선언한다고 만들어지지 않으며, 투자자의 신뢰도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습니다.
지금 필요한 건, 국민을 ‘투자자’로 대우하는 태도입니다. 그들이 시장에 머무를 수 있도록 정직하고 예측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는 일. 이재명 정부가 말하는 ‘국민투자시대’는 바로 그런 기반 위에서만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실현가능한 미래
인도는 개미의 힘으로 증시를 키웠고, 그 흐름은 이제 전 세계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모델이 되었습니다. 한국도 지금 비슷한 지점에 서 있습니다. ‘국민의 투자 참여’는 선택이 아니라 시대적 흐름입니다. 이제 중요한 건, 그 참여가 한때의 유행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구조가 되도록 만드는 일입니다.
이재명 정부의 정책들이 일관성을 유지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는다면 한국형 ‘국민투자시대’도 결코 꿈은 아닙니다. 투자자가 시장을 이끄는 경제, 그 길의 출발점은 결국 국민의 자리에서 시장을 설계하는 태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