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전력 수요와 태양광발전: 효용성 분석으로 본 원자력 대안 가능성

 


요즘처럼 AI가 산업 전반을 바꾸고 있는 시기엔 전기만큼 중요한 자원도 드물다. 데이터 센터 하나만 해도 중소도시 하나가 쓰는 만큼의 전력을 삼킨다. 

전기 없이는 AI도 없다. 

그래서 전력 수급 문제가 곧 산업 경쟁력 문제로 직결된다.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이 논란이 됐다. 원전은 짓는 데 15년이 걸리니 지금 당장 시급한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실 업계에서는 부지 선정부터 주민 동의, 환경성 검토, 토지 보상, 설계, 시공, 운전까지 15년 가까이 걸린다는 데 이견이 없다. 그렇다면 해답은 무엇일까?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원, 태양광

전력이 시급하다면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설치 속도다. 이 점에서 태양광은 압도적이다. 모듈을 설치하고 계통에 연계하기까지 수개월이면 충분하다. 15년을 기다리는 원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옥상, 창고, 주차장 등 활용 가능한 부지도 다양하다. 최근엔 영농형 태양광이나 수상 태양광처럼 토지 이용도를 높인 방식도 등장하고 있다. 이처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고 빠르게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태양광은 단기 수요 대응에 유리하다.


비용 측면에서도 경쟁력 확보 중

태양광이 고비용이라는 인식은 과거의 일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미 2020년부터 태양광을 가장 저렴한 발전원으로 평가해왔다. 

우리나라에서도 대규모 태양광의 균등화 발전비용(LCOE)이 원전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원자력은 폐기물 처리, 해체 비용, 사고 리스크까지 고려하면 겉보기보다 훨씬 비싼 전력이다. 반면 태양광은 설치 후 운영비가 거의 들지 않으며, 탄소 배출이 없다는 점에서 ESG 관점에서도 유리하다.


물론 태양광에도 약점은 있다

간헐성이 대표적이다. 해가 지면 전기를 만들 수 없고, 흐린 날엔 발전량이 줄어든다. 그래서 에너지 저장장치(ESS)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현재 ESS 가격이 높은 편이라 초기 투자비가 늘어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또한, 패널 수명과 폐기 문제, 부지 확보를 둘러싼 갈등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하지만 기술 발전은 빠르고, 정부의 정책 지원도 확대되는 추세다. 적절한 정책 설계와 보완책이 따른다면 이 문제들은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


원전과 태양광, 이분법을 넘어서야

지금 필요한 것은 이분법이 아니다. 원전이든 태양광이든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다만, 시간이라는 변수에서 태양광은 분명한 우위에 있다. 

AI 시대의 급속한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선 설치 속도가 빠른 분산형 전원이 필요하다. 

태양광은 바로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자원이다. 장기적으론 원전이 기저전원으로 기능하되, 중단기적으로는 태양광이 수요의 공백을 메우는 구조가 현실적이다.


신뢰할 수 있는 전력, 다원화된 에너지 전략

한 가지 발전원에 모든 걸 걸 수는 없다. 우리가 겪었던 원전 사고, 혹은 태양광 과잉설치로 인한 계통 불안정 문제 모두 에너지 전략의 편향에서 비롯됐다. 이제는 다원화가 답이다. 

태양광과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 원전, 수소, 심지어 CCS 기술까지도 포괄하는 종합적인 전력 전략이 필요하다. 중요한 건 지금 당장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하는 일이다. 태양광은 이 과제를 푸는 열쇠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결국, 전기는 산업의 피와 같다. 특히 AI와 같이 전력 소모가 큰 기술이 중심이 되는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속도와 효율, 지속가능성까지 감안할 때, 태양광은 원전에 대한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 아직은 완전한 해답이 아닐지 몰라도, 분명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빠르고 실행 가능한 선택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