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용 쇼크에도 주가는 왜 올랐나: 빅컷의 의미와 파급효과

 


최근 발표된 미국의 고용 지표는 시장의 예상을 크게 벗어났습니다. 신규 고용은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고, 실업률은 4%를 넘어 2021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습니다. 더구나 과거 고용 통계가 약 90만 명 가까이 하향 조정되면서, 미국 경제의 실제 체력이 시장의 평가보다 훨씬 약하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보통 고용 부진은 경기 둔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주식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합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주식시장이 오히려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이 현상의 배경에는 바로 시장에서 주목하는 하나의 키워드, ‘빅컷(Big Cut)’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빅컷이란 무엇인가

빅컷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50bp) 이상 인하하는 ‘대폭 금리 인하’를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하는 0.25%포인트 단위로 이루어지는데, 이보다 두 배 큰 폭의 조정은 경기 상황이 심각할 때만 사용되는 이례적인 정책 수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왜 빅컷 가능성이 커졌나

  1. 고용 시장의 급격한 악화
    신규 고용 부진과 과거 수치 하향 조정은 노동시장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고용은 소비와 직결되기 때문에 경제 전반이 위축될 위험이 커졌습니다.

  2. 경기 침체 우려
    금리 인상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기업 투자와 가계 소비가 모두 둔화되고 있습니다. 연준이 대응에 나서지 않는다면 ‘연착륙’이 아니라 ‘경착륙’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3. 시장 기대 심리
    투자자들은 9월 회의에서 연준이 최소 0.25%포인트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확신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0.5%포인트 인하 가능성까지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대가 주가 상승을 이끄는 주요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빅컷의 실현 가능성

현재로서는 0.25%포인트 인하가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입니다. 그러나 최근 고용 지표 충격으로 인해 0.5%포인트 인하 가능성도 현실적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다만 최종 결정은 인플레이션 흐름에 크게 좌우될 전망입니다. 

물가가 안정세를 유지한다면 연준은 보다 과감한 인하를 단행할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 불안이 다시 커진다면 빅컷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빅컷이 가져올 경제적 파급효과

  • 소비와 투자 확대
    금리 인하는 대출 이자를 낮춰 가계의 소비 여력을 키우고, 기업의 투자 비용을 줄여 경기 회복에 긍정적인 자극을 줍니다.

  • 주식시장 상승
    낮은 금리는 기업의 미래 수익 가치를 높여 주식시장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 채권시장 변화
    기존 채권 가격은 오르고 신규 발행 채권 수익률은 낮아져 채권시장도 활기를 띨 수 있습니다.

  • 부동산 및 자산시장 자극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낮아져 부동산 수요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과열 가능성은 경계해야 합니다.

  • 인플레이션 리스크
    지나친 금리 인하는 물가 상승 압력을 다시 키울 수 있습니다. 연준이 물가 안정과 경기 부양 사이에서 균형을 어떻게 잡느냐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시장

이번 미국 고용 쇼크는 미국 경제의 불안정성을 드러낸 동시에, 연준의 정책 전환 가능성이라는 새로운 기대를 불러왔습니다. 시장이 ‘나쁜 뉴스’를 ‘좋은 뉴스’로 받아들인 것은 빅컷이라는 특단의 조치가 경기 둔화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그러나 빅컷은 단기적으로는 주가 상승과 경기 부양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이라는 부담을 남길 수도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데이터에 기반한 연준의 신중한 판단과 정책의 균형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