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발행 급증, 지금 투자해도 괜찮을까? 리스크와 기회 분석

 


최근 들어 ELS, 즉 주가연계증권의 발행량이 급격히 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이 상품이 다시 조명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ELS는 여전히 유효한 투자처인가, 아니면 또 다른 금융상품의 유행처럼 반짝했다 사라질 운명일까. 이 글에서는 최근 ELS 발행 증가의 배경과 함께, 투자자가 주의해야 할 리스크와 노려볼 만한 기회를 균형 있게 살펴본다.


ELS 발행이 다시 늘어난 이유

무엇보다도 첫 번째 이유는 금리 환경의 변화다. 기준금리가 오르락내리락하며 시장 전체에 유동성이 많아진 가운데, 예금만으로는 만족스러운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투자자들이 대체 투자처를 찾기 시작했다. 이때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ELS다. 일정한 수익률을 제시하면서도 구조적으로 안정성을 보장받는 듯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서의 매력이 커진 것이다.

두 번째로는 주식시장 변동성의 확대가 있다. ELS는 특정 주가지수나 종목이 일정 범위 내에서 움직일 경우 수익을 얻게 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급등하거나 급락하지 않는 장에서는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최근 글로벌 증시가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횡보하는 구간이 길어지면서, ELS 구조가 다시 주목받게 된 배경이다.

셋째, 금융기관들의 전략 변화도 큰 영향을 미쳤다. 증권사나 은행 입장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인 만큼, 적극적으로 발행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 정비와 상품 설명 의무 강화가 더해지면서, 과거보다 신뢰도가 다소 회복된 것도 무시할 수 없다.


기회의 창, 수익률과 다양성

현재 ELS 시장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성이다. 기초자산이 되는 지수나 종목은 물론이고, 조기상환 조건, 만기 구조, 수익률과 손실 가능성을 결정짓는 배리어 구조 등 세부 요소들이 매우 정교하게 조합되고 있다. 이는 투자자가 자신의 성향에 맞는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예컨대, 보수적인 투자자는 코스피200이나 S&P500 같은 주요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ELS를 선택할 수 있고, 공격적인 투자자는 개별 종목형 ELS나 고수익 구조형 상품에 접근할 수 있다. 조기상환 조건이 완화된 상품이나 낙인 배리어가 낮은 상품을 고르면 상대적으로 손실 가능성을 줄이면서도 일정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상환구조가 매달 수익을 지급하는 월지급식부터, 일정 조건 만족 시 조기상환되는 스텝다운형까지 매우 다양하게 설계되어 있어, 현금흐름이 필요한 투자자에게도 좋은 선택지가 된다. 무엇보다 최근에는 수익률 자체도 연 5~6% 수준까지 올라와 있어, 은행 예금이나 단기채권 대비 매력적인 위치에 있다.


그러나, 리스크는 여전하다

ELS의 구조는 복잡하다. 그 복잡함 속에 리스크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대표적인 위험 요소는 낙인(knock-in) 배리어다. 이는 기초자산이 특정 수준 이하로 하락할 경우, 만기 시 원금 손실 가능성이 열리는 구조다. 이 낙인 조건은 상품마다 다르며, 평가 시점이나 발동 조건에 따라 투자 결과가 극단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

더불어 기초자산이 되는 지수나 종목의 선택도 중요하다. 하나의 종목 또는 특정 국가 지수에 집중된 구조일 경우, 해당 자산의 급변에 따라 손실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 특히 해외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경우에는 환율 변동이라는 추가 변수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환차손이 수익을 잠식하거나 손실을 키울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발행사의 신용위험이다. ELS는 기본적으로 해당 증권사나 금융기관이 수익을 약속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발행사가 부도가 나거나 유동성 위기에 빠질 경우 약속된 수익을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아무리 기초자산의 흐름이 좋더라도, 발행사의 문제가 생기면 투자자는 손해를 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상품 구조의 난해함으로 인해 많은 투자자들이 상품 설명서나 조건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문제다. 특히 복잡한 옵션 구조나 비용 체계는 투자자가 제대로 파악하지 않으면 나중에 예상 밖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지금이 적기인가?

그렇다면 지금 ELS에 투자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조건이 맞는다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단, 무턱대고 수익률만 보고 접근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투자 목표와 리스크 감내 수준을 명확히 알고, 이에 맞는 상품을 고르는 것이 우선이다.

예를 들어, 현금흐름이 필요한 중장년층이라면 월지급식 구조를, 단기 수익 실현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조기상환 조건이 유리한 상품을 고를 수 있다. 반면,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가진 사람이라면 개별 종목형이나 고수익 구조형 ELS도 고려해볼 수 있겠지만, 이 경우 손실 가능성도 반드시 감안해야 한다.

또한 상품 가입 전에는 반드시 다음 사항들을 체크해야 한다. 조기상환 조건은 어떤가? 낙인 배리어는 어느 수준인가? 만기까지의 기간은 적절한가? 발행사는 신뢰할 수 있는가? 이런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을 때만 ELS 투자는 의미가 있다.


high risk high return

ELS는 잘만 활용하면 주식과 예금 사이의 틈을 메워주는 유용한 금융수단이다. 그러나 구조가 복잡하고, 리스크가 숨어 있는 상품이기도 하다. 지금처럼 발행량이 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무작정 뛰어들기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구조인지 신중히 따져봐야 한다.

금융은 언제나 균형의 문제다. 높은 수익은 그만큼 높은 위험을 수반한다. 하지만 그 균형점을 찾을 수 있다면, ELS는 여전히 유효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지금이 ELS에 투자할 수 있는 적기인지 여부는 결국, 당신의 투자철학이 어디에 있는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