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모듈원전(SMR) - 신재생과 함께하는 한국의 전력 해법

 


최근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AI 기술의 발전과 데이터센터 확대, 전기차 인프라 확산은 에너지 사용량을 끌어올리고 있고, 이는 단순히 에너지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서 전력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인가는 단지 기술의 문제가 아닌, 산업 경쟁력과 경제 안보의 문제로 연결됩니다. 이런 배경에서 최근 주목받는 대안이 바로 소형모듈원전, SMR입니다.


기존 원전과 다른 SMR의 특징

기존 대형 원전과 비교해 SMR은 몇 가지 두드러진 차별점을 가집니다. 공장에서 제작된 후 현장에 설치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건설 기간과 비용 부담이 줄고,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은 설계 구조로 운영 리스크를 낮추는 것이 특징입니다. 출력은 작지만 필요한 지역에 모듈 단위로 확장할 수 있어 도시 근교나 산업단지, 섬 지역 등에 유연하게 배치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존 원전이 갖는 입지 제한 문제를 극복하는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한국이 가진 SMR 기술과 산업역량

한국은 원자력 기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이미 SMR 설계를 완료하고 상용화를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산업계와 정부의 협업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기술 자립과 함께 수출 산업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모색 중입니다. 이는 단순한 전력 공급원을 넘어서 국가 전략 산업으로 발전할 여지를 보여줍니다.


신재생에너지와의 시너지 가능성

무엇보다 SMR은 신재생에너지와의 조합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태양광과 풍력은 간헐성이 강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어렵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전력저장장치(ESS)는 아직 경제성과 기술 완성도 면에서 제한적입니다. 이 지점에서 SMR은 기저부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하며, 신재생이 주도하는 전력 시장에서 보완적 전원으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즉, 탈탄소 전환을 실현하면서도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안정적 에너지를 함께 제공하는 복합전원 전략의 핵심축으로 부상할 수 있습니다.


넘어야 할 현실적 과제들

하지만 현실적인 제약도 분명 존재합니다. SMR은 아직 대규모 상용화가 이뤄진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초기 설치 비용이 높고,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단가 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습니다. 또한 원전이라는 특성상 지역 주민의 반대와 사회적 수용성 문제가 여전히 존재하며, 사고에 대한 우려도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습니다.

SMR이 갖는 전략적 가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SMR이 갖는 전략적 의미는 분명합니다. 신재생 확대와 더불어 전력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보완적 역할, 그리고 향후 수출 산업으로의 성장 가능성은 분명한 기회입니다. 특히 데이터센터, 반도체 산업 등 고밀도 전력을 요구하는 산업 기반을 갖춘 한국에서는 이러한 고효율, 고안정 전원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향후 SMR이 한국 전력 체계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합니다. 첫째, 대량생산 체계를 통해 비용 절감을 실현해야 하고, 둘째, 안전성과 관련된 신뢰를 사회적으로 확보해야 합니다. 셋째, 신재생과 SMR의 역할 분담이 명확하게 설정되어야 하며, 마지막으로는 관련 산업 생태계가 자생력을 갖고 성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미래형 전력 전략의 핵심 축

이제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무탄소 사회로의 이행이라는 목표는 명확하지만, 그 방법론에서는 다양한 기술의 조화가 필요합니다. SMR은 그 조합 안에서 매우 현실적이고 전략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이 에너지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 자립적인 전력 체계를 구축하는 길목에서 SMR은 단순한 보조 수단이 아니라 핵심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앞으로 SMR은 한국 에너지 전환의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입니다. 이 기술이 단순히 에너지 생산 수단에 머무르지 않고, 산업과 수출, 기술 경쟁력까지 연결되는 미래의 핵심 동력으로 작동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