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드게임 경제전망: 위기 국면 속 기회 찾기

 


왜 지금 ‘엔드게임’인가

전 세계적으로 경기 둔화, 인플레이션 압력, 지정학적 리스크, 그리고 금융 시장의 불안정이 동시에 겹치면서, 많은 사람들은 지금이야말로 ‘마지막 국면’, 즉 “엔드게임”에 들어선 게 아닌가 하는 불안과 기대감이 공존합니다. 과거에는 성장과 팽창을 전제로 했던 전략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제는 변화의 끝자락에서, 남은 선택지 속에서 길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이처럼 위기가 구조적이고 광범위하다면, 단순한 경기 사이클의 조정이 아니라 체제 전환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보고, 지금을 “엔드게임 국면”으로 정의해 본다면 — 향후 경제의 흐름과 우리가 취해야 할 전략은 무엇일까요?


변화의 흐름: 왜 엔드게임이 불가피한가

첫째, 글로벌 공급망의 붕괴와 재편. 팬데믹과 지정학적 갈등은 국가 간 거래 구조를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 결과 다국적기업의 공급망은 더욱 지역화되고, 해외 의존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과거의 ‘규모의 경제’ 중심 성장 모델이 지속 가능하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둘째, 고금리와 금리 인상 사이클. 주요국들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인상하면서, 과잉 부채에 의존해 온 기업과 가계의 부담이 커졌습니다. 투자 효율은 떨어지고, 소비 심리는 위축됩니다. 이는 과거처럼 자산 거품이 금융과 실물 경제에 동시에 퍼지는 환경이 아니며, 거품 붕괴와 조정이라는 엔드게임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셋째, 기후 변화와 구조적 산업 전환. 탄소중립 요구, ESG 투자, 친환경 규제 강화 등은 전통 산업의 가치 사슬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과거 주력 산업이었던 제조업, 화석 연료 중심 산업은 더 이상 ‘외형의 성장’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산업, 새로운 가치 사슬이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세 축은 단발적 충격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이며, 그래서 우리는 지금 “엔드게임 국면”에 와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엔드게임 속에서 주목할 흐름

금융시장: 과거처럼 단순한 저금리 유동성에 의존한 자산 거품은 쉽사리 반복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서 시장은 ‘기업의 실질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을 더 엄격히 평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치주, 배당주, 실물 기반 자산이 다시 부각될 수 있습니다.

산업과 기술: 디지털 전환, 그린 에너지, 자율주행, 재생에너지 — 이른바 ‘넥스트 노멀’ 산업이 중심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동시에 노동 시장도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자동화와 AI는 단순 반복 노동을 줄이고, 고숙련 인력에 대한 수요를 키울 것입니다.

정부와 정책: 통화 정책의 정상화, 재정 지출의 구조적 재편, 사회 안전망 강화 등이 동시에 요구될 것입니다. 단기 경기 부양보다는 안정과 재편, 지속 가능성 유지가 우선 과제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소비와 생활방식: 팬데믹 이후 소비 패턴이 바뀌었습니다. 단순 소비에서 탈피해 ‘가치 소비’, ‘지속 가능한 소비’, ‘실질적 효용 중심 소비’로 이동하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이 흐름은 단지 유행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로 굳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준비해야 할 전략

이러한 엔드게임 국면에서 개인과 기업, 나아가 국가가 취해야 할 전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 유동성에서 실질가치로 이동: 과도한 레버리지, 과도한 부채 의존은 리스크입니다. 대신 배당주, 실물 자산, 내실 있는 기업 투자로 눈을 돌려야 합니다.

  • 탄력과 적응력 확보: 빠른 산업 구조 변화에 대응하려면 기존 틀에 안주하지 말고, 지속적인 재교육, 신기술 습득, 유연한 경영 구조 확보가 중요합니다.

  • 지속 가능성과 책임 투자 중시: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 중심의 기업이 향후 시장에서 우대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단순히 수익만 보는 투자가 아니라,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고려하는 시야가 필요합니다.

  • 정책과 제도의 변화 주시: 정부의 규제, 세제, 사회 안전망 변화는 투자 환경과 기업 경영 환경을 바꿔 놓을 수 있습니다.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래는 더 이상 과거의 연장선 위에 있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는 “성장 → 팽창 → 중첩된 위기 → 재편”이라는 새로운 흐름의 끝자락, 즉 엔드게임 국면에 서 있습니다. 하지만 그 끝이 반드시 절망이나 침체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과거 방식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가 도래했다는 뜻입니다.

이 변곡점에서 기민하게 적응하고, 실질적인 가치에 집중하며, 지속가능한 전략으로 나아간다면 오히려 새로운 기회와 성장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단순한 위기의 끝이 아니라,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든든한 출발점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