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버스ETF로 수익 내는 법? 파생상품 구조와 수익 원천 분석
불장에서 손실 본 투자자들
요즘처럼 시장이 오르면, 투자자 대부분이 웃을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뉴스에서는 오히려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많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 중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인버스ETF’와 ‘곱버스ETF’입니다. 주가가 오르는데 손실을 본 이들이 많다는 건, 그만큼 하락에 베팅했던 사람들이 많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질문이 있습니다. 인버스ETF란 도대체 어떤 구조이기에, 시장이 하락하면 수익이 나는 걸까요? 그리고 그런 수익은 누구의 돈으로, 어떻게 마련되어 지급되는 걸까요?
인버스ETF, ‘지수의 반대 방향’에 투자하는 상품
인버스ETF는 특정 지수의 하루 수익률의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상장지수펀드입니다. 예를 들어 코스피200이 하루에 1% 하락하면, 코덱스 인버스(KODEX Inverse)는 1% 상승합니다.
이 구조만 보면 마치 마법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주식이 떨어지면 반대로 돈을 번다는 건, 일반적인 주식 투자와는 반대되는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건 단순히 ‘하락에 베팅해서 돈을 번다’는 식의 투기적 구조가 아닙니다. 그 안에는 정교하게 설계된 금융공학이 작동하고 있습니다.
수익의 원천은? – 선물시장과 파생상품의 역할
인버스ETF는 실제 주식을 사거나 파는 방식으로 운영되지 않습니다. 대부분 선물(Futures) 계약을 활용합니다. 코스피200 인버스ETF의 경우, 코스피200 선물지수에 ‘숏(Short)’ 포지션을 잡는 구조입니다.
쉽게 말해, 미래의 가격이 떨어질 것에 베팅하고 그 계약을 보유함으로써, 실제로 가격이 떨어졌을 때 그 차익만큼 이익을 얻게 되는 방식입니다. 이익은 선물시장에서 반대 포지션을 취한 투자자들의 손실에서 발생합니다.
즉, 인버스ETF가 수익을 낸다는 것은, 누군가 반대편에서 손실을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선물시장은 제로섬(Zero-Sum) 게임입니다. 누군가 1만 원을 벌면, 누군가는 1만 원을 잃는 구조죠. 인버스ETF가 수익을 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ETF는 어떻게 운용되고 돈은 어디서 나올까?
ETF는 펀드입니다. 투자자의 돈이 모이면, 운용사는 그 자금을 바탕으로 선물 포지션을 구축합니다. 인버스ETF의 경우, 지수 하락에 이익이 나는 방향의 선물 포지션을 설정해 운용합니다.
예를 들어, 100억 원 규모의 자금이 들어오면, 이 자금을 활용해 코스피200 선물의 숏 포지션을 취합니다. 이후 실제 지수가 하락하면, 이 포지션에서 이익이 발생하고, 그 수익이 ETF 보유자에게 기초지수 기준 수익률만큼 반영되어 ETF 가격이 상승하는 방식입니다.
이 구조에서 중요한 건, 인버스ETF가 직접적으로 ‘주식을 팔아서’ 수익을 내는 게 아니라, 파생상품 시장에서 손익을 실현한다는 점입니다. 결국 수익의 재원은 시장 내 다른 참여자, 특히 롱 포지션(상승에 베팅한 투자자)에서 발생한 손실입니다.
곱버스ETF, 수익과 손실이 두 배로 확대되는 구조
곱버스ETF는 여기에 레버리지를 얹은 형태입니다. 2배 인버스ETF는 지수가 하루에 1% 떨어지면, ETF는 2% 상승합니다. 이 역시 선물시장과 파생상품을 이용해 레버리지 효과를 인위적으로 조성하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배율이 매일 리셋된다는 점입니다. 즉, 복리 효과가 발생하고, 지수가 오르락내리락하는 박스권에서는 누적 수익률이 빠르게 마이너스로 수렴합니다.
게다가, 손실 역시 두 배로 확대되기에 투자자가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를 넘어서버리는 경우도 흔합니다. 최근 주가 상승장에서 곱버스 보유자들이 손실을 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인버스ETF는 헤지 수단이지 수익 수단이 아니다
인버스ETF는 본래부터 수익 창출용 상품이 아니라 위험 회피 수단입니다. 예를 들어, 코스피200 종목을 대거 보유한 기관이나 투자자가 하락 위험을 느낄 때, 일정 비중을 인버스로 담아두면 전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낮출 수 있습니다.
이는 마치 보험과 비슷한 개념입니다. 사고가 났을 때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보험을 드는 것처럼, 인버스를 활용해 시장 급락에 대비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일반 개인 투자자들은 이를 정반대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상승장 후 조정을 예상하며, 인버스를 메인 투자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죠. 하지만 앞서 살펴본 구조적 특성과 수익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 채 접근하면, 기대와는 다른 결과가 돌아오게 됩니다.
돈은 어디서 오는가? 결국 시장 참여자 간 자금 이동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 봅니다. 인버스ETF의 수익은 어디서 나오는가? 정답은 간단합니다. 시장 반대편 참여자의 손실에서 나옵니다.
ETF가 벌어들인 수익은 선물시장 내 숏 포지션에서 발생한 평가차익이며, 이는 롱 포지션의 손실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제로섬 게임이기 때문에 ‘하락에 베팅해서 벌었다’는 말은, 결국 누군가 상승에 베팅했다가 손해를 봤다는 말과 같습니다.
이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면, 인버스ETF가 마치 ‘하락하면 무조건 돈을 주는 마법의 상품’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본질은 단순한 자금의 이동일 뿐이며, 투자 성패는 오롯이 방향성 판단과 구조 이해도에 달려 있습니다.
투자란, 구조를 이해하는 사람에게 유리한 게임
불장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손실을 본 투자자들은 많습니다. 그중 다수는 인버스ETF나 곱버스를 ‘직관’으로 접근한 이들입니다. 시장이 많이 올랐으니 떨어질 것이다, 남들이 다 사니까 나는 반대로 가야 한다는 식의 판단은 금융시장에서 통하지 않습니다.
인버스ETF는 분명 유용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그 구조와 수익 메커니즘을 모른 채 접근하면, 결국 피해는 투자자 본인이 감당해야 할 몫입니다.
주식 투자에서 중요한 건 '정답'이 아닙니다. 구조를 이해하고, 원리를 파악하며, 자신이 감당 가능한 리스크 내에서 판단하는 능력입니다.
인버스ETF는 ‘하락에 돈을 거는 기술’이 아니라, ‘하락에 대비하는 기술’입니다.
그 차이를 아는 것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첫걸음입니다.
